덕암 칼럼 말이 씨가 된다.
2026.09.02 13:55:05
그랬다 옛날 아주 먼 옛날도 아니고 불과 30년 전, 20년 전 10년 전 지금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하는 말이다. 말조심, 입조심,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 했다.
말은 사람이 몸에서 내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의미를 담은 의사 전달을 표현하는 과정임과 동시에 말을 하는 사람의 인격, 가치, 격조까지 죄다 담은 음향이다. 동물도 그러겠지만 인간은 단순한 소리의 감각을 넘어 상대방의 모든 걸 파악하는 척도가 됐다.
그만큼 말은 중요한 것이며 말에 대한 가치는 중국의 채근담이나 유대인의 경전인 탈무드에서도 수 차례 강조된 바 있다. 말은 가장 신중해야 할 것이 세치 혀끝에서 나오는 말이라 했다. 한국에서도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 남자는 3가지 끝을 조심해야 한다며 손끝과 입 끝과 거시기를 조심하라 했다.
여기서 입은 곧 말일진대 말은 입에서 뱉는 순간 주워 담을 수 없다는 전제가 붙는 것이기에 조심 조심 또 조심하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모든 화는 입에서 나오는 것이며 웅변은 아무리 잘해도 은이요 침묵은 금이라했다.
그렇다고 입 다물고 살란 것은 아니고 할 말을 안하고 사는 것 또한 요즘처럼 온갖 말이 필요한 시대에 게으르거나 비겁한 것이다. 예로부터 말은 신중을 기하라고 선인들이 늘 강조했다. 입조심, 말조심, 아무리 질해도 안하느니만 못하는 말을 요즘 사람들은 서로 하지 못해 안달이다.
자신의 초라한 경력을 화려하게 표현하느라 온갖 프로필을 다 나열하고 그것도 모자라 묻지도 않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미사려구를 덧붙인다. 누군가 그랬다 자신을 믿는 사람은 말 안 해도 믿을 것이며 믿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설명해도 믿지 않으니 이런 말도 저런 말도 하지 말라 했다.
사람의 말은 머리에 들은 기억과 평소 익힌 사회적 지식을 뒤섞어 나름 잘한다고 온갖 너스레를 떠는 게 말이다. 누가 감히 아니라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인가 경청은 최고의 웅변이라 했다. 정신과 의사가 환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이 예라 하겠다.
사법기관 전문 수사관이 전언이다. 피의자를 심문할 때 같은 질문을 여러 차례 하다 보면 묻지 않아도 변명을 하는 과정에 스스로 범죄사실을 토해 낸다는 것이다.
필자의 모친이 늘 하시는 말씀이다. 사람이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어진다는 것인데 체육행사의 축사나 발표회나 기타 포럼에서 왜 그리 할 말이 솟는지 줄이는 게 쉽지 않다. 시골의 어떤 아내가 남편을 늘 흉보며 인간 쓰레기라고 했다.
소문이 흉흉해져 이사를 가야 할 정도가 됐고 사람들은 그 아내를 쓰레기 같은 인간의 여편네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사 간 다음 마을에서는 우리 남편이 철학전문 박사라고 소개했고 동네 사람들은 그 아내를 사모님이라 불렀다. 말은 아무리 잘해도 본전이다.
그런데 확인도 하지 않는 말을 듣고 다음 사람에게 살을 보태 얘기하면 들은 사람도 더 보태서 몇 사람만 지나면 좁쌀이 태산처럼 커진다. 하지만 그 말에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나온 법이 형사소송법 제 307조 1항 명예훼손에 관한 법률, 만약 허위라면 동법 2항 법률에 위반되어 중형을 면치 못한다.
일단 고소해서 합의 안 봐주면 반의사 불벌죄라 무조건 형을 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분위기 파악 못하고 남의 말만 듣고 함부로 짖어대는 철부지들이 도처에 깔려있다. 혹여 사실 여부와 다른 소문으로 힘들다면 고소해서 공연성을 입증하고 합의 봐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함부로 떠들지 못하는 것인데 말에 대한 책임은 당사자의 사회적 지위, 영향력에 따라 책임감이 달라진다. 만약 그 대상이 저작거리 장돌뱅이라면 험한 말도 할 수 있고 농담도 해학도 때로는 보란 듯이 악담을 해서 대중들의 속을 시원하게 대변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위가 높을수록 말의 자유는 제한되며 농담이라도 하고 싶은 말을 참아야 한다. 이쯤하고 오늘 글의 핵심을 짚어본다. 필자는 처음부터 말을 소재로 했다. 세 치 혀끝이 여덟자 몸을 해친다. 이미 한국속담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했고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했다.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고도 했고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도 했다. 그리고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라 했으며 화살은 쏘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고 했다 뿐일까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는 모로코 속담도 그렇고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인다.
험담 하는자, 험담의 대상자, 듣는 자라는 철학가 미드라쉬의 말도 한 몫한다. 생물학적으로 혀는 뼈가 없지만 뼈를 부숴버릴 수 있다고 위클리프가 말한 반면 말은 잘만하면 그만한 가치도 없다.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지 말라거나 농담이라고 해서 다 용서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있고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한 비밀을 털어놓는 것은 무덤을 파는 일이며 진짜 비밀은 차라리 개에게 털어 놓으라는 말도 있다. 이제 하고싶은 말을 한다. 필자는 2021년 대통령선거에 나섰다가 지금은 동네 이장으로 목표가 바뀌었다.
이장 파워가 대통령보다 더 크기 때문인데 언제 마음이 바뀔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다. 명색이 대통령이 하고 많은 말중에 할 말이 없어서 올해 자살사망자 감소가 정부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할까 퍽 이나 자랑이다.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선 9기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 말이다. 그 이유에 대해 자신의 엑스를 통해 국민 여러분이 체감하시기는 어려운 주제이지만, 자살자 수 대폭 감소는 우리 정부의 여러 성과 중 가장 의미 있고,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사람 목숨처럼 귀한 게 어디 있겠는가 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현재 자살자 수의 절반은 더 줄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서라 말아라 말이 씨가 된다. 그러다 다시 늘어나면 어쩌려고 그러는가. 제발 그 입좀 조심하라고 보좌진들이 충언할 수 없을까. 말보다 중요한게 현실인데 와닿지 않으면 미사여구에 그친다.
대통령의 이 한마디에 어떤 교수는 2026년 상반기 자살사망자 수 통계가 작년에 비해 910명, 줄었다며 온 국민이 기뻐해야 할 내용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 퍽이나 기뻐할 일이다 이젠 별소리로 아부의 극치를 달린다..
할 말이 없어 교수라는 작자가 910명 줄었으니 기뻐할 일이라면 이미 극단적 선택을 마친 사람들은 뭐가 될까. 나라 꼬라지가 하다 하다 별말로 다 아첨을 떤다.
이미 건설사 사망사고로 패가망신 시킨다고 윽박질러 수 천 개의 하청업체가 하루아침에 파산했고 빵 공장 야간 조의 사망사고로 본때를 보여주니 해당 라인의 작업자들은 실직의 현실을 맞이했다 뿐일까 정작 극단적 선택으로 내 몬자가 누군가. .
인천 공항 사장 불러 책갈피에 외화 밀반출 하는 것 어떡할 거냐며 다그쳤다가 당시에 뽀대는 났지만 지금은 유야무야다. 말 그대로라면 국제공항 검색대에서 모든 책자까지 죄다 뒤져야 한다. 명색이 대통령인데 어명을 거역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스타벅스도 배재고도 대통령이 다 나섰고 호남지역 반도체 공장도 대통령이 폴더 인사로 기업체 총수 모셨으니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맞는 것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에 무허가 평상 철거한 거로 인기를 얻자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추억을 잊지 못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확인했다
국무위원들과 관계부처 대표를 불러 안하무인으로 다그치니 대통령 놀이의 눈높이가 드러난 셈이다. 구청의 지역경제과 팀장이 할 일과 경찰서 형사팀장이 할 일을 대통령이 나서는 것은 스스로 지위를 격하시키는 처사다. 주변의 보좌진들이나 측근들이 더 문제다.
이미 후쿠시마 핵 오염수 시위로 어민들이 파죽지세로 생업에 파장을 맞이 했던 것도 말에 대한 책임이 따라야 맞는 것이고 죄가 있으면 대통령도 재판받고 벌 받아야 한다고 큰 소리 친 것도 말에 대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 그래서 말이 조심스러운 것이다.
덕암 김균식
심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