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마녀사냥 전성시대
2026.10.20 14:06:48

말 한마디에 신세를 망치는 일은 오래전부터 있어 온 일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말에 대한 꼬리잡기, 트집 잡기, 확대해석, 일파만파, 등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거나 끝장보는 사례가 많으니 입단속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치인일수록 여차하는 한마디에 공든 탑이 무너지거나 무한책임의 곤경에 처하는 일이 잦아지는 추세다. 최근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빨대”발언이 그러하다.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라는 발언으로 도마위에 올랐다.
그러고도 어영부영 시간을 끌다. 17일 부천시 공장화재 사건으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에서 “사과를 바라시니까 사과드린다.”고 했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비난의 봇물이 쏟아졌다.
“바라니까?”그러면 안바라면 안하겠다는 말로 해석할수도 있고 사과할 뜻은 없지만 바라니까 할수 없이 한다는 표현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사회적 영향력이 클수록 말에 대한 신중함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재명 대통령이 시도 때도 없이 SNS에 글을 올리는 것 또한 소통이라는 명분보다 일국의 지도자로써 국민들에게 끼칠 파급효과나 국무위원을 비롯한 산하 기관장들이 받아들여야할 영향력도 감안해야 한다.
추 지사의 발언은 그냥 넘어가지 않고 서민민생대책 위원회라는 시민단체가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중수청에 고발하는 사태까지 번졌다. 해당 단체는 추 지사에 대해 패륜적 망언이라며 고인을 두 번 죽이고 소방공무원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준 명예훼손에 해당 된다는 것이다.
이제 중수청이 어떤 방향으로 수사를 할지도 두고볼 일이다. 이번 추 지사에 발언에는 민주당도 아군의 역할에 등을 돌렸고 이재명 대통령도 소방공무원의 노고에는 천금을 줘도 아깝지 않다며 간접적으로 추 지사의 발언에 동조하지 않았다.
추 지사는 이쯤하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 대한 루머가 둘 중 하나는 죽어야 끝날 것같은 분위기다. 이 또한 말로 빚어진 사건인데 모 언론에서 정동영 장관이 북한에 27세의 딸이 있다고 보도하자 당사자인 정동영 장관이 허위 사실 유포와 관련해 통일부 차원에서 공식대응에 착수한다며 삭제를 요청했다.
아니라면 명확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고 맞다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앞서 거론했듯이 말을 뱉은 당사자의 특정 단어만 갖고 물고 늘어지고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에 대한 과정과 해당 발언에 대한 해명이나 해석은 듣지 않는다.
비단 정치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통상의 사회생활이나 자라는 청소년들이 함께 공부하는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유사한 경유가 발생할 수 있다.
가령 가만히 있는 사람을 일진들이 툭툭 치고, 발로 차고, 온갖 모욕과 폭행을 일삼았을 때 참다 참다 더 참을 수 없거나 이대로 참다가는 존재감도 없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 하다고 판단되었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자신의 모든 걸 걸고 평소 숨겨둔 흉기를 꺼내 다 죽여버리겠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고 치자.
괴롭히던 일진들이 학교장이나 학생들한테 이런 위험한 학생과 함께 공부할 수 없으니 퇴학시켜야 하고 칼을 판매한 사람이나 주변에서 칼을 갖고 있던 사실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학생들은 물론 함께 등교한 친구까지 죄다 퇴학시켜야 한다며 길길이 날뛴다면
독자 여러분은 가만히 있다가 참지 못해 칼을 빼든 학생의 편을 들까. 끝없이 괴롭힌 일진들의 편을 들까.
그리고 전후 과정을 모두 빼고 칼을 빼든 사실만 갖고 그 행위에 대해 천배 만배 확대해석해서 퇴학은 물론이고 그 학생의 부모와 거주하는 주변 이웃까지 죄다 보복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여러분은 누구 편을 들까.
속내야 당연히 학생 편을 들겠지만 당장에 일진들의 보복이 두려워 흉기를 든 학생에게 같이 손가락 질을 하거나 알고도 모른척하며 마녀사냥에 동참하게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이대로 넘어갈까. 최근 민주당이 승리에 도취해 온갖 벼슬자리로 자축의 파피를 열었다. 깜도 안되는 한량이들이 요직에 앉아 온갖 거드름을 피우는가 하면 국무위원자리를 동네 이, 반장 맡기듯 맡겨봤다가 안될만하니 하차한 적이 한 두 번인가.
국민의 힘을 해체시킨 다더니 한풀 죽었다. 신천지에 민주당도 연루됐다더니 이 또한 그러다 말았다. 국회 청문회에서 오죽이나 감출 부패가 넘치니 무기도 전의도 상실한 국민의 힘 한테 당하는 걸 보면 안 보려 해도 보인다.
야당의 무력함이 만연해지니 여당 스스로도 감당못해 칼끝이 자충수를 두고 있다. 자로고 칼로 일어난 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5.18, 세월호, 심지어 부마항쟁 기념식에서 보여준 악어의 눈물까지 소름 끼치도록 마녀사냥의 전성시대가 성수기를 맞이하고 있다.
역사는 흐른다. 그리고 유한한 인간의 여정에서 무한한 기록의 흔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낙화암에서 삼천 궁녀가 몸을 던졌다는 나당 연합군의 승전보에 적힌 글과 노랫말과 시가 1360년이 지난 지금도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 궁녀도 없었고 낙화암은 지형적으로 추락한 경사도도 아니다.
2026년 10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현재의 모든 일들이 훗날 어떻게 기록될까. 마녀사냥의 종점은 없을까. 누구든 걸리면 벗어나지 못하는 말의 늪, 전후 과정을 떠나 언제, 어디서든, 말꼬리를 잡아서 물고 늘어지면 대통령이 즐겨 쓰는 말, “패가망신”으로 끝을 보게된다.
중수청의 기능과 역할이 기대된다. 누가 만들었든, 검찰청을 대신할 수 있든 말든 상관없다.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한 김지용 중수청장의 칼 끝이 반명을 향할지, 친문이나 민주당 정통파를 향할지 두고볼 일이다. 그래서인가 범여권에서는 김지용 임명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자칫 집 지키는 개가 주인만 빼고 친구나 가족을 몰라보고 물어 뜯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너도 나도 입을 다물어야 할 시점에 도래했다. 마녀사냥의 전성시대는 야당만이 표적이 아닌 분위기다. 가을이다. 만산 홍엽에 불이 붙었다. 추풍낙엽이라 했던가.
가을 바람에 낙엽 떨어지듯 어쩌면 지금보다 더 살벌한 제 2의 탄핵정국으로 이어져 애써 기어올랐던 벼슬자리가 낙엽과 함께 떨어질지도 모른다.
덕암 김균식
심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