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남의 밥상에 수저놓기
2026.04.01 07:11:40

2013년 6월, 데뷔한 7인조 그룹, 당시 10대 들이었던 멤버들은 살면서 겪는 힘든일에 대해 편견이나 억압을 막아내겠다는 뜻을 담아 총알을 막는 “방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렇게 태동한 방탄 소년단 일명“BTS”는 MZ세대들의 생각과 고민, 삶과 사랑,꿈과 역경을 주제로 노래를 통해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들이 한국에 기여한 분야는 여러 가지다. 엄청난 조회수는 물론이고 노래 가사에 담긴 한글이 전 세계 한글 전파에 상당한 기여를했다, 한류 문화를 알리는 선봉적 역할을 했고 7명이 멤버들이 병역까지 모두 마친 후 화려한 복귀를 선언했다.
다시 돌아온 방탄 소년단은 세계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 파이에서 1위부터 14위까지 죄다 휩쓰는 기적을 일으켰다.
특히 이번에 발표한 5집“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오랜 한과 혼, 자긍심까지 노래로 일깨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인가 넷플릭스 국가인 미국을 비롯해 총 77개국에서 정상을 기록했다.
그렇게 대단한 그룹은 그룹 본연의 색깔대로 그 룰을 유지해야 하는데 온 국민들이 냉소적 견해로 바라보는 정부, 정권, 정치가 개입하면서 분위기는 전혀 딴판으로 흘러갔다. 비단 음악뿐만 아니라 뭐좀 뜬다 싶으면 슬쩍 섞어넣어 남이 애써 차려놓은 밥상에 수저를 그냥 얹어놓으려고 인기에 편승하려는 심성이 문제다.
이번 광화문 공연이 그랬다. 온갖 오두방정은 정부가 앞장서서 언론플레이까지 벌여놓고 막상 흥행 실패나 다름없는 결과에 봉착하자 슬쩍 뒤로 빠지며 기획사로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 측의 얍삽하고 속내가 다 드러나 보이는 입장표명이 그러하다.
빗나간 예측으로 여론의 악화가 심각함에도 이를 인정하기는 커녕 오히려 리더 RM과 소속사 하이브가 감사와 함께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정작 어설프게 공권력 동원하며 인기에 무임승차하려던 정부 관계자는 되려 지적하듯 과를 떠 넘기고 말았다.
사실 4년 만에 완전체로 복귀한 방탄 소년단이 굳이 전 세계가 생중계하는데 광화문으로 장소를 선택했을까. 누가 정확하지도 않은 예측으로 판을 키웠던가. 그리고 누가 생색을 내고 만약 공연이 예상대로 26만명이 왔다면 누가 반사이익을 얻을까.
공연의 주인공인 방탄 소년단일까 아니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아무 사고 없이 잘 끝냈다며 온갖 미사여구를 다 동원해 인근 옥상에 진두지휘하던 국무총리가 생색을 냈을까. 이미 여론이나 유튜버들의 발빠른 움직임으로 방탄소년단의 공연에 대한 준비가 계엄령 수준으로 엄중했다며 방탄 게엄령이라는 비아냥까지 거론되고 있다.
같은 상황을 놓고 언론보도의 표현 또한 두 갈래로 갈라졌다. 한쪽에서는 막대한 예산, 공권력 투입, 시민불편, 지역 경제 흥행에 실패 등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주최 측 10만, 경찰추산 4만, 실제 관객수 2만 등 관객숫자까지 천차만별로 분석이 달랐다. 악재는 이미 다 나왔다.
대전의 화재사건, 다음날 “화이어“를 외치는 노래 가사가 이어지자 홍콩 아파트 화재 사건 이후 개사했던 여지를 거론하며 주최 측의 배려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유족들 입장에서는 땅을 칠 노릇이다.
공연장 주변의 상권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으로 끝나 재고가 불가피했던 점이나 과도한 통제로 빚어졌던 일반 국민들의 분노는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경찰 동원 18,000명에 대한 인건비만도 20억 원을 넘었다는 지적이나 국민들의 의견과 사생활은 아예 참고조차 되지 않았던 일방적 통제는 사실상 계엄령이 발동될 정도가 되야 시행될 수준이었다는 비난도 한 몫했다.
공연 1시간을 위해 33시간이 넘는 주변 지역 통제는 관련 인프라 단절로 인해 겪어야 하는 온갖 불편함에 대해 일언반구도 잘못했다는 관계자가 없다. 잘되면 정치인이 생색내고 잘못되면 기획사가 뒤집어 쓰는 꼴이다.
비단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스포츠도 손흥민 선수를 데려다 인기에 편승하려는 시도가 그랬고 뭐좀 성과가 있거나 인기가 있다 싶으면 평소 아무런 기여도 없고 관심도 없었던 작자들이 죄다 무임승차를 시도한다.
특히 국회 청문회에서도 뉴진스 스티커를 노트북에 붙여놓고 방송국 카메라 앞에 찍히려는 시도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민망한 장면이다.
가장 존경받아야 할 정치인들이 가장 신랄하게 비판받고 남들이 온갖 노력 끝에 성공하면 그 판에다 슬쩍 얼굴을 들이밀어 자신의 인기를 더하려는 치졸하고 민망한 욕심, 지금까지 그랬다면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이 바보도 아니고 그렇게 들러리 선 주인공들은 생각이 없을까.
필자는 모든 글에서 지적에 대한 대안도 제시한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같은 일을 번복하지 않으면 될 일이다. 특히 정치인들은 정치만 제대로 하면 되는 것이고 어떤 분야든 모든 분야의 성공한 주인공들은 오란다고 왔다가 실패하면 책임 전가나 받는 굴욕을 겪지 말아야 한다.
오래 전 일이다. 필자가 해마다 국경일 행사를 치르던 시절이 있었다.
수천명의 관중들이 삼일절 추운 날씨에도 몇 시간씩 자리를 지켜주었고 광복절 그 더운 날씨에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정치인들만 행사 시작 시점에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치적과 기념일에 대한 의미를 뒤섞어 자신을 홍보하고는 축사했답시고 이석해 버렸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이런 행태는 어디가나 당연하듯 벌어진다. 물론 남은 관객들은 멀거니 바보가 된 기분이고 모처럼 온갖 준비로 겨우 마련한 국경일 축하생사는 몇 시간 씩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정작 끝까지 남아서 박수를 치고 무대를 빛내준 사람들은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이번 광화문 공연은 전 세계가 인정한 방탄 소년단을 한국 정부가 잔뜩 뻥 튀기 했다가 제대로 바람 빠진 풍선의 형국으로 남은 참사다. 인기를 얻은 주인공을 옆에 세워 생색을 내는 일이 한번은 실수고 두 번은 불려온 주인공도 공범이며 세 번은 불려온 그 주인공이 주범이 되어 온갖 욕을 다 먹는 것으로 결론 난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 그냥 하던 정치나 제대로 하는 게 옳은 것이고 공연은 기획사가 알아서 장소선정부터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하면 되는 것이다.
덕암 김균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