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손가락이 없으면 손목으로
2026.10.21 12:16:41

도박에 미친 사람이 아내와 딸까지 팔아먹고 나서도 중독 증세를 고치지 못하자 스스로 손가락을 잘랐다. 하지만 뼛속까지 스며든 도박은 결국 손목으로도 화투를 잡는 자신을 발견하고 끝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이런 경우는 특별한 일이지만 도박에 대한 중독 증세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심각한 사회악으로 남아 절도, 성매매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2026년 한국은 도박에 미친 나라처럼 이미 실핏줄까지 공공연히 젖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박이란 게 꼭 화투나 카드를 잡고 현금이 오가야 하는 게 아니라 돈으로 환전한 가상화폐나 칲, 기타 거래의미를 담은 모든 수단이 포함되어 있다. 오늘은 왜 대한민국이 도박에 미쳐 있는지 피하지 못할 현주소를 짚어보자. 그리고 어떤 제동장치가 있고 대안이 있는지도 함께 공감해보자.
참고로 필자는 윷놀이와 간혹 구매하는 로또 외 어떤 내기나 도박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쓴다는 게 가장 어렵다. 도박 증세에 빠져 보지 않은 사람이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알지도 못하는 게 떠든다는 말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도박 중독에 대한 심경이나 입장을 모른다는 점에 대해 인정한다. 하지만 도박을 왜 하면 안되는 것인지와 한번 빠져들면 왜 못 헤어나는지는 안다.
취재와 인터뷰를 하면서 도박의 특징을 보면 일하지 않고 놀면서 쉽게, 한방에 돈을 번다는 점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잃을 때의 기억은 잊어도 딸 때의 흥분된 감정은 잊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 맛에 길들여 지면 일하지 싫은 것이고 언젠가 한방에 모두 본전을 건질 수 있다는 기대에 젖는 것이다.
손가락만 까닥거리며 노름에 젖어본 사람이 어째 땀 흘리며 일할 수 있을까 그래서 사람이 근로 의욕이나 희망도 없이 망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하면 안 되는 것이고 못 헤어나는 이유 또한 간단하다. 미련이다. 로또의 1등 당첨률은 814만 분의 1이다.
도박이란 1:1 반반 이라 해도 말려야 하는데 자그마치 해운대 백사장 모래알에서 검은깨 찾기보다 더 희박한 확률임에도 매주 토요일 오후면 로또 복권방마다 길게 줄을 잇는다. 아닌 줄 알면서도 절대 불가한 당첨 확률임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너도 나도 복권을 구매한다.
후진국일수록 복권 구매 확률은 높아진다.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 아시아도 그렇고 아프리카 지역은 물론 북한에도 복권이 있다. 북한의 경우 온, 오프라인에서 스포츠 복권을 판매하는데 당첨되면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생필품을 받을 수 있고 낙첨되면 담배라도 한 갑 준다.
여기까지는 원론적인 이야기고 본편으로 들어가면 도박에 대한 심각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성남 경찰서는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명문 고교동창들 34명을 검거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약 568억 원 대의 도박판을 운영해 왔으며 2023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3년간 다양한 수법으로 거액의 수익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대기업이나 유명대학 출신들로 일명 사회 엘리트 계층이라는 점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사이트 개설부터 최종 수익이 발생하는 단계까지 역할분담을 맡아 조직적으로 운영해 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충남 경찰청 광역 범죄 수사계장은 가장 믿을 수 있는 동창생들이 모여 의기투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쯤되면 참으로 대단한 우정이다.
한방에 수 백 억씩 버는 방법을 알았으니 출소해도 충분히 다시 뭉칠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있다. 자라는 청소년들이 뭘 보고 배울까. 애써 일하는 사람만 바보라는 인식과 함께 떼 돈을 벌어 고급 차에 별장, 해외에서 마음껏 돈을 뿌리며 사는 장면이야말로 더 없이 꿈 같은 장면이 아닐까.
그런데 이 정도는 세 발의 피다. 3년 동안 188개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제작해 판돈만 23조원, 평택 경찰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IT 대 기업 출신이 마스터 웹페이지라는 자체 플랫폼을 직접 개발해 10분 만에 도박 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사이트에 벤더사를 구성하고 아랫 단계에는 솔루션 업체를, 그 아랫 단계에 운영업체를 통해 대규모 도박판을 벌여온 것이다. 결과 약 1,500억 원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으며 총 77명을 검거해 21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울산에서도 1,200억 원대 도박 사이트가 적발됐다.
평소 인테리어 업체인 것처럼 꾸려 운영해 왔으나 실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왔으며 성인PC방 2,100곳에 총책은 베트남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에서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5개월 동안 180억 원대의 불법 도박단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아파트를 임대해 가정집처럼 꾸며놓고 몽골인을 대상으로 도박판을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도박 천국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열심히 일해서 사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진짜 도박은 야당의 발표가 증명했다.
이재명 정부가 국민 노후 연금을 담보로 위험한 도박을 했다는 것인데 국민연금을 주식시장에 동원한 것은 주가조작과 다름없는 것이라며 오직 주가 띄우기에만 연연했고 정부는 일사천리로 움직였다며 이는 지난 10년간 유지해온 원칙을 불과 몇 달 만에 무너지게 한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특히 기금운영의 회의록마저 대통령의 임기 후인 4년 뒤까지 비공개 했다며 지방선거를 향한 주가 부양의 결과는 참담했다고 밝혔다. 거리마다 이재명 정부가 잘해서 코스피가 상승한 것처럼 홍보하더니 고점 대비 38%나 폭락한데 대해서는 모르쇠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평가액이 석달 만에 182조 원 넘게 감소했다. 182조원, 뉘집 애 이름인가. 국민연금이 투자한 자금이 국내주식에 과도하게 묶여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보유하자니 손실 위험이 커진다.
지금 생색내는 정권의 주가 부양 잔치가 끝나면 그 피해는 국민의 노후자금과 미래 세대에게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된다. 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애초부터 국민연금을 자신의 쌈짓돈으로 여기고 있었다고 강조하며 정은경 장관의 말대답을 증거로 내밀었다.
도박을 즐기는 국민이나 권하는 정부나 이대로 가다간 대한민국의 종말이 불 보듯 뻔하다. 이렇듯 미쳐가는 나라를 구할 방법이 없을까. 법이 있으나 마나다.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울 것이며 누가 성실하게 열심히 살려고 할 것인가. 더 가면 늦다 아직은 수습이 가능하다.
덕암 김균식
심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