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산업의 쌀 아껴써야
2026.07.03 15:03:38

불과 두 달전 국내 마트에서 판매되던 쓰레기봉투가 품절되는 현상이 뉴스거리로 손꼽혔다. 원인으로는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쓰레기봉투의 주원료인 폴리에틸렌이 석유화학 제품이고 폴리에틸렌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타프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단순한 기름이 아닌 플라스틱, 합성섬유, 휘발유 첨가제, 화장품, 세제, 의약품 등 일상생활의 90% 이상을 구성하는 제품들의 모태다.
귀한 만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분리 수거해 버리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재활용 나프타가 탈 탄소 공급망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 이상 줄이는 획기적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좀더 세부적으로 알아보면 나프타는 원유를 증류할 때 LPG와 등유 사이에서 유출되는 경질 유분으로 이 원료를 나프타분해설비에 투입하면 고온 분해 과정을 통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같은 기초 화합물이 생산된다.
여기서 더 발전한 것이 합성수지, 합성고무, 합성섬유로 이어지며 이 재료로 플라스틱 병이나 옷감 등 다양한 제품 생산의 출발이 되는데 나프타가 없으면 현대 산업 전체가 멈출 만큼 광범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의료기 판매상이나 병원에서는 주사기를 재활용한다는 소리까지 나온 것이다. 나프타는 BTX 화합물을 통해 화장품의 유화제, 세제의 계면활성제, 의약품의 용매로 활용되며 톨루엔 같은 성분이 립스틱의 안정제나 샴푸의 거품제, 세탁부터 미용까지 전 분야에 사용된다.
이렇듯 중요한 나프타의 비중을 두고 통상 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나프타 생산 분량이 소비와 어떤 비중을 갖고 있을까. 일단 국내에서는 기름 한 방울 안 나니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자고로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아무리 수입해도 물량은 부족할 수밖에 없으니 방법이라곤 국민들이 왜 아껴 써야 하는지, 개개인의 절약습관이 국가적으로 어느 정도 큰 해결책이 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먼저 어디서 어떤 과정으로 얼마나 생산하는지부터 알아보자.
한국은 통상 찌꺼기가 많고 황이 섞인 중질유지만 가격이 저렴한 중동산 원유를 들여와 지난 50년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 중질유를 정제하는 고도화 설비를 구축해 왔다. 한국의 정제 능력은 세계 5위로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항공유 수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것도 이런 설비 덕분이다.
결과, 국내 정유 4사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지난해 약 58조 원으로 전체 수출 품목 가운데 4위를 찍고 있으며 이러한 생산 과정이 제 아무리 받쳐줘도 사용하는 사람이 절약 개념을 갖지 않는 한 속수무책이다.
오늘 나프타에 대해 사설이 긴 것은 제 17회 국제 플라스틱 안쓰는 날이기 때문인데 일각에서는 이런 날도 있나 싶을 만큼 생소할 것이다. 그만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여 할 이유가 있고 기후변화나 환경 보호에서 심각한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6월 16일 제10회 종이의 날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하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었다. 그만큼 플라스틱 재료는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방법은 오로지 절약이나 재활용이 관건이다.
필자는 업무적으로 재활용 쓰레기를 매일 대량으로 분리 수거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정리할 때마다 피부로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울 만큼 튼튼하고 디자인도 괜찮은 제품들이 1회 용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식품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화장품 용기, 기타 세제류, 음료, 주류 등 안 쓰이는 데가 없다. 음식물, 종이류, 플라스틱류, 유리, 스티로폼, 등 여러 가지로 나뉘는 재활용정리 중 가장 많이 나오는 쓰레기가 플라스틱이다.
하루 평균 약 1시간동안 500리터 가량의 쓰레기를 정리 하다 보면 지금의 인류가 지구 에게 큰 죄를 짓고 있다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 한번 쓰자고 실제 담긴 용량의 몇 배 크기에 달하는 플라스틱 케이스를 만들어 쓰레기를 생산하는 자체가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치워봐야 안다.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 재활용업체의 분리작업장면을 견학하여 직접 느껴보는 것도 중요한 학습의 일환이다. 케케묵은 꼰대 넋두리를 안 할 수 없다. 필자가 어릴 적 이 동네 저 동네를 다니며 김을 팔던 장사꾼이 있었다. 김 한 톨이라면 100장짜리 김을 하얀 종이 띠로 묶은 것이 전부였다.
지금은 종이 박스에 담고 그 안에 비닐 봉투에 담고, 또 그 안에 작은 비닐봉지에 실리카겔이라는 방습제와 함께 담아 시중에 판매한다. 실제 김 보다 몇 배나 큰 포장지는 죄다 낭비다.
뿐인가 대폿집이라 불리는 술집으로 심부름을 가면 주전자에 막걸리를 담아 주는데 집으로 오면서 무슨 맛인지 한 입씩 맛을 보다 술을 배운 기억이 있다. 지금은 요란한 유리병, 플라스틱 병에 화려한 라벨지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제조 내역을 기록해 판매한다.
특히 명절날이면 모든 선물은 과대포장의 대회를 여는 듯하다. 전국 모든 커피숍에서 판매하는 커피에 테크아웃을 주문하면 컵과 테두리 종이, 빨대까지 먹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산더미처럼 쌓인다. 일상생활습관이 언제부터 이랬을까 싶을 만큼 일회용에 푹 젖어있다.
습관은 고치고 사용량은 줄이고 재활용할 수 있는 용기로 바꾸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어디 플라스틱 뿐일까 작은 습관이 모이면 큰 변화를 가져오고 큰 변화는 나라를 바꾼다.
덕암 김균식
덕암 김균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