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사진, 기록 그리고 사회적 책임
2026.06.26 15:44:40

오늘은 독자분들의 공감개를 구하고자 시기적 이슈와는 조금 다른 여담을 제시한다. 나쁜 예를 들어 죄송하지만 만약 독자님의 집에 불이 났다고 치자, 어릴 적부터 간직해온 흑백 사진부터 나이가 들면서 아들, 딸 결혼식 까지 간직한 앨범이 있다.
다음은 현금으로 약 1억원 정도 5만 원 신권으로 책상 위에 얹어놓은 돈이 있고 마지막으로 애지중지하는 애완견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한 가지만 챙길 수 있다면 독자님은 무엇을 가지고 나올 것인가. 앨범, 현금, 애완견, 그 어떤 것도 놓기에는 아깝지만 부득이 챙긴다면 앨범이다.
돈은 다시 벌면 될 것이고 애완견은 추억과 사랑이 담겨 있지만 어차피 10년 정도면 서로 갈 길을 가야 하는 반려견일 뿐이다. 하지만 그 어떤 가치보다 큰 것이 앨범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찍지 않는 한 그 사진은 영원히 되찾을 수 없는 소중한 당사자만의 자산이다.
그래서 앨범은 매우 중요한 것인데 작금의 시대적 변화를 보면 비닐로 싼 앨범이 cd, usb, 등 수 백 만장을 저장할 수 있는 첨단 기능이 발달된 문명에 밀려났다. 그러는 중에 어떤 현상이 생겼을까. 카메라에 필름을 사용하던 세대들은 안다.
24+3장 추가에 후지필름보다 코니카를 구매했고 장당 150원하던 현상비를 120원만 해도 사진관을 옮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너무나 쉽고 온갖 첨단 촬영기법이 손에 든 스마트폰이 있어도, 저장된 사진이 많아도, 비닐로 덮혀진 앨범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희소가치다.
그 당시 찍지 못한 문명적 열악함에 겨우 찍었기 때문이며 첨단 기술이 현재의 모습이지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오래 전 처음 취재 활동을 하면서 찍었던 각종 사진의 인물들은 한분 두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지만 진실에 기반하여 놓치지 않았던 장면들은 더 없이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다.
약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 외장 하드 속 60만 장의 사진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다.
각종 사건 사고, 반월공단의 시뻘건 불길과 살인사건의 참혹한 현장, 그리고 지금은 작고했지만 한때 명성을 날리던 정치인들, 이제는 대학생이 되었지만 당시 초, 중,고 생들을 배경으로 학교 특별 취재 시리즈 등 사진은 그만큼 삶의 흔적이 된다. 그래서인가 여행 갔다오면 남는 게 사진이라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독자님께 살아가는 과정에 많은 사진을 남기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한 측면에서는 영상도 마찬가지다. 그러기에 방송이나 신문의 사진과 영상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한번 보도되고 나면 그 자료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에 여론의 관심을 받을 욕심으로 가장 기본적인 도덕성이나 언론의 가치도 팽개친 채 어리석은 흔적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가령 박근혜전 대통령이 구속되던 시점 호송차에서 법정으로 가는 그 짧은 동선에서 수갑을 찬 손목을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그대로 방영한 적이 있는데 같은 장면을 그 짧은 시간 동안 수십번 반복해서 보여주는 난도질을 서슴치 않았다.
흉악한 강도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여성을 마친 듯이 찍어대고 보여주는 것은 방송윤리규정에도 어긋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올림픽 핸드볼 경기장의 국민들이 2만명 모여 힘든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면 200명이라고 보도한다.
어쩌다 쓰레기봉투만 날려도 마치 집회장소 주변이 엉망진창인 것으로 보도한다. 훗날 어쩌려고 저려는 것일까. 다음은 기록이다. 인간의 기억은 길어야 3주다. 물론 어릴 적 특별한 날에 대한 기억도 있지만 스마트 폰의 발달 이후 영적 성장이 멈춘듯한 분위기다.
오로지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진다. 모든 생활을 흥미 위주로 잠시 스쳐 가는 정보에 의존하며 오늘만 행복하면 그만인 삶은 하루살이나 다를 바 없다. 인간은 만물이 영장이므로 스스로의 좌표와 나아갈 방향을 찍어가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기록이 중요하다.
필자 또한 기억에 자신이 없어 40권도 넘는 일기장에 기록을 남긴다. 기억은 한계가 있어도 기록은 영구하다. AI가 발달하여 그나마 창작하고 연구하여 정리하는 석, 박사들의 영역도 이제 권위를 내려놓을 때가 왔다. 학교 교사보다 똑똑하고 모르는 게 없는 AI, 어디 교사 뿐일까
모든 분야가 인간의 영역을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다. 편의, 속도, 분량, 모든 면에서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자리를 내주며 인간이 기계나 로봇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쳇GPT를 기반으로 제작된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기록은 다르다.
그동안 동네 비디오 방에서 대여해 주던 8트랙짜리 비디오 테이프가 4트랙으로 축소되고 다시 플로피 디스켓으로 줄어들었다가 CD로 다시 USB로 줄어들었다. 이미 문명의 발달을 인간은 절대 추월하지 못한다. 그래서 수기로 기록한 것이 훗날 소중한 자료로 남을 것이다. 수기는 필체라는 것이 전제된다.
작성 당시의 심리, 환경, 심지어 작성자의 건강까지도 엿볼 수 있는 것이 수기다. 지나고 보면 안다 시간의 흐름을, 특히 언론사의 모든 기사는 보도 당시보다 시간이 지났을 때 평가된다.그래서 보도내용은 시간이 지나도 책임이 따른다.
그 책임소재에 대한 사회적 사명감이 실종되었을 때 존재가치는 하락하는 것이고 여론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결국 종말을 맞이하는 것이다. 현재 JTBC와 중앙일보를 포함해 MBC까지 줄폐업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물론 나머지 공룡방송사나 신문사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이대로 정부나 개업의 광고비에 의존한다면, 그래서 독자나 시청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자생력을 잃는다면 주 수입원은 어디서 해결할 것인가 수입도 없이 막대한 장비의 운영, 건물과 인력의 유지, 가만있어도 지출되어야 하는 공과 잡비나 시스템 운영비는 누가 감당해줄 것인가
기업도 외면하는 광고시장, 어쩌면 진작부터 예고된 파멸이었다. 설마 했던 안일함이 화를 자초한 것이고 결국 유튜버나 AI에게 시장을 내주고 만 것이다. 시간은 지나고 한번 보도된 내용은 바꿀 수 없다
그래서 기록은 당시 시대적 상황과 무관하게 직언을 해야 하는 것이고 필자의 기고 또한 숱한 시기 질투와 모함이라는 퇴비와 비료로 자랄 수 있었다. 독자님께서도 모든 삶을 기록으로 시작해 기록으로 이어지고 기록으로 마감하길 권해 본다.
덕암 김균식
sekcme21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