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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 칼럼 배고픈 건 참아도

2026.01.18 08:07:59

덕암 칼럼 배고픈 건 참아도

자신의 배고픈 건 참아도 남이 잘 되서 배 아픈 건 못 참는다는 말은 한국인의 속내를 들춰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본다는 심사에 대한 충고의 뜻도 있다. 지리적으로 외세의 침략이 끊이지 않았던 한국은 오랜 세월 피해의식도 자리 잡았고 그런 이유로 서로 돕기보다 배척에서 오는 반대급부적 끼리끼리 문화가 영어로 표현하는 카르텔, 집단 이기주의로 발전한 것이다. 남이 잘되면 축하해줄 마음의 여유보다는 남이 잘된 만큼 자신은 뒤 쳐진다는 패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인가 성공한 CEO나 전문가들을 보면 존경하는 마음보다는 부러워하다가 혹시라도 다시 무너지면 내심 고소해하는 심보가 그러하다. 이러한 불만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불공평에서 오는 것이며 이러한 불평등은 노력해봐야 성공 가능성이 적다는 측면에서 남의 성공을 쉽게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적 패배의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갈수록 피폐해지는 내수경제에 대한 해결책과 남의 불행을 모두의 아픔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구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다. 먼저 국내, 국제사회의 거대한 흐름을 보면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 전쟁, 기후변화, 기타 내전으로 인한 각종 재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가난할수록 민심이 흉흉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 배가 불러야 옆집도 돌아볼 수 있는 것이지 당장에 내 코가 석잔데 무슨 남까지 생각할 여유가 있을까.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없을수록 이웃돕기가 유행하는 것이며 남을 돕는 데는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도우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동병상련이라 했다. 과부가 홀아비 사정을 알고 힘든 사람이 더 힘든 사람의 사정과 마음을 알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2025년 사랑의 열매나 전국 각 지역별 사랑의 온도 탑은 전년도 대비 다소 주춤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새해 들어 사랑의 떡국 나누기, 각 주민 센터별 이웃돕기는 끊이지 않고 있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라면 몇 봉지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제는 이웃이라는 명칭이 다소 어색해진다. 과거 담장 너머 아침마다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주거환경도 아니다. 굳게 닫힌 아파트 철문 안에는 무슨일이 있는지조차 알수도 없고 설령 안다 해도 남의 일에 간섭하거나 관심을 갖는 일 자체가 사생활 침해에 해당 되기 때문이다. 이제 나 홀로 사는 일이 익숙해졌다. 혼자 밥 먹는 혼 밥이나 혼자 술 마시는 혼 술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은 남에 대한 배려나 염려가 어색해질 만큼 흔치 않은 일이 됐다. 혼자만의 독신 가구가 겪는 고독에 대안은 점차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은 가족대여사업까지 뜨는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65세 인구가 전체 3/1을 차지하고 1인 가구도 약 40%에 해당한다. 한국도 이미 애인 대행은 유행처럼 번지로 있고 가격 또한 만만찮은 금액이지만 평소 여성과의 데이트를 엄두도 못 냈던 경제적 사각지대의 남성들이 죽어라 벌어서 몇 시간짜리 애인을 찾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2025년 기준 한국의 1인 가구는 이미 815만 가구로 증가했고 그 중 노인 인구가 192만 명에 이른다. 이는 늙어서 혼자 남은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걸 반증하는 통계인데 향후 5년 뒤에는 10가구 중 4가구가 혼자 사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고립되어도 알 수 없는 주거환경, 외로움을 음악이나 음식으로 해소하는 환경, 이를 위해 영국에서는 정부 부처중 하나로 외로움부, 일본도 고립부를 신설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니다. 불과 수년도 지나지 않아 우리가 맞아들이고 인정해야 할 현실이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경찰과 도둑놀이가 있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야외공간에서 만나 “당근”인지를 물어보고 각자 경찰과 도둑으로 역할을 나눠 서로 잡고 도망치는 놀이를 하는 것인데 과거 술래잡기 놀이가 변신한 것으로 보면 된다. 오 죽 심심하면 이런 놀이가 유행할까. 1970년대는 이런 놀이가 실제 유행했던 시절, 온 동네 아이들이 함께 모여 술래잡기뿐만 아니라 고무줄, 공깃돌 놀이, 등 수 십 가지 놀이문화를 추억 삼아 성장한 사람들이 지금 대한민국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현재, 필요한 건 배려다. 사랑의 끝자락도 깊이 살펴보면 배려고 양보나 협력이나 나눔도 배려에서 시작된다. 지난 IMF때 폐업이나 실직으로 거리에 나 앉은 사람들의 고난이 있었다면 그 고난으로 배를 불린 사람들도 있었다. 일거리가 없어 망한 공장 기계들이 헐값에 고물 처리되자 누군가는 피눈물을 흘렸고 누군가는 고물로 사들였다가 중고값으로 때 돈을 벌었다. 실제 보고 겪은 일이기에 남의 전언으로 듣고 전하는 게 아니다. 식당을 차렸다가 망하면 처음 살 때 가격보다 터무니없는 고물값으로 처리된다. 이제는 넘쳐나는 공급으로 수요가 없어 그냥 가져가래도 바쁘다며 순서가 밀린다. 누군가의 눈물과 땀과 피가 누군가에게는 맛있는 술이 되고 누군가의 살점은 누군가의 맛있는 고기가 될 수 있다. 3일 전 16일새벽 5시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 165세대 258명의 주민들이 어느 해보다 차가운 겨울을 맞이했다. 누군가에게는 재개발이 쉬워질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힘든 아침이 밝았다. 그래도 영남지역 산불 이재민처럼 고통은 오롯이 당사자의 몫이며 부를 누리는 누군들 남의 일이고 연신 국민을 입에 달고 사는 국회의원, 서울 시의원 누구 하나 자신의 지갑을 나누진 않는다. 이제 결론을 논하자면 사람 사는 세상에 사람이 굶어 죽거나 외로워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면 그 사회, 원점으로 돌아가 세심한 원인파악과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 더 이상 물고기 나눔보다 고기 잡는 방법을 제시하는 정부가 되길 바랄 뿐이다. 투데이태백 대표 김균식

심수연 기자 bkshim21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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